채무자가 사망했다면 사망자 이름으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청구가 진행되지 않고, 가족 모두에게 각자의 재산으로 갚으라고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먼저 누가 상속인인지, 각자의 상속분은 얼마인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청구할 상대방과 금액, 책임의 범위가 정해집니다.
이 글은 대여금처럼 통상 나눌 수 있는 금전채무를 전제로 합니다.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등 별도 구조가 있다면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인과 상속분부터 확인
청구 상대방은 사망한 채무자가 아니라 채무를 이어받은 상속인입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상속인별로 상속분에 따른 금액을 나누어 계산해야 합니다. 상속인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가족관계 서류는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이므로 정당한 발급 절차를 거쳐 확보해야 합니다.
가족 중 일부가 상속을 포기했다면 누가 현재 상속인으로 남아 있는지, 새로 상속인에 해당하게 되는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단정하지 말고 가족관계 자료와 법원 자료를 놓고 다시 확인합니다.
포기와 한정승인은 결과가 다르다
상속포기는 법정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하고(민법 제1041조), 포기하면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깁니다(제1042조). 유효하게 포기했다면 상속인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에게 상속채무를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따로 보증을 섰던 경우처럼 상속과 무관한 별도 책임은 그와 별개로 따져야 합니다.
한정승인은 다릅니다. 민법 제1028조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의 한도에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집니다. 채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범위가 상속재산으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가족이 "우리는 포기했다"고 말하는 것과 가정법원에 실제로 신고가 이루어진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말만으로 청구 대상에서 빼지 말고, 포기나 한정승인의 신고가 수리되었다는 법원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기간도 사망일만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제1019조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도록 정하고, 기간 연장, 특별한정승인, 미성년자에 관한 특칙도 둡니다. 사망일부터 3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인이 더 이상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한정승인 공고나 최고를 받았다면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내에 상속채권자에게 2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채권을 신고하라고 공고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각각 신고를 최고해야 합니다(제1032조, 제89조 준용). 5일은 공고를 해야 하는 기한이고 채권자의 신고 기간이 아닙니다.
채권자는 공고나 최고에 적힌 신고처, 신고 기간, 필요한 자료를 확인해 그에 맞춰 신고하면 됩니다.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채권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제1039조는 기간 내 신고하지 않은 채권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만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상속재산에 특별담보권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절차 전반은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의 한정승인 안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청구 준비 순서
채권 자료와 사망 사실을 정리한 뒤 상속인과 상속분, 포기·한정승인 여부를 확인하고, 그다음 상속인별 청구 금액을 계산해 청구합니다. 내용증명은 확인된 각 상속인을 수신인으로 하고, 채무의 원인, 이미 받은 금액, 남은 금액, 그중 각 상속인에게 청구하는 범위를 구분해 적습니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있다면 그 사실과 상속재산 한도의 책임이라는 점도 구분해 둡니다. 이 단계를 거친 뒤 보내는 서면이어야 의미가 있으며, 내용증명이 실제로 어떤 효력을 갖는지도 함께 보고 다음 절차를 정하면 됩니다.
임호균 변호사 · 자료 확인 2026.10.30
상속인 구성과 법원 신고 여부, 사망일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과 청구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자료를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법률 문제 해결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양수금 청구 전 채권양도 통지, 누가 어떻게 보내야 할까 (0) | 2026.11.01 |
|---|---|
| 돈 받으려다 가족에게 알리면 문제될까? 채권자 연락의 경계 (0) | 2026.10.31 |
| 분할상환 약정서의 한 번 밀리면 전액 조항, 청구 전 확인할 것 (0) | 2026.10.31 |
| 거래처 대표가 바뀐 뒤 미수금 청구, 법인과 개인 책임을 나누세요 (0) | 2026.10.31 |
| 차용증 공증과 강제집행 공정증서, 채권자가 구별할 문구 (0) | 2026.10.30 |